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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4/12/13 12:01
[바람의 검심 -추억편] 1997년작품

'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무엇입니까?'하고 누군가 물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. (먼저 이 작품이 떠오르고 이후로 줄줄이 몇작품이 나온다.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진 [바다가 들린다]가 최우선이었다.) 2000년 겨울에 동아리 방에 혼자 있게 되었을 때 캐비넷을 뒤지다가 이 비디오를 발견했다.(우리 동아리는 만화동아리) 밤에 불을 다 꺼두고 혼자서 봤는데, 혼자서 보는 만큼 집중이 엄청나게 잘 됐었다. 그 추운날, 혼자서 어두운 곳에서 봐서일까, 밝은 날 여럿이서 떠들며 보는 거보다 인상이 깊게 남은 듯 하다. 켄신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고, 만화책을 본 적도 없으며, TV 시리즈는 얼마전 애니원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접했다. 하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대충 분위기는 알고 있었는데, -추억편-의 분위기는 내가 그 전에 접했던 켄신 주제곡의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상당히 놀라웠다. 작품을 보기 전에 TV 시리즈 음악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, 그 노래는 굉장히 발랄했었기 때문이다.
영상, 음악, 내용
이 작품은 이 세가지가 모두 좋다. 처절한 검투신이 많은데, 그 때 깔리는 역동적인 혹은 장엄한 분위기의 연주곡들이 죄다 좋다. 내용은 켄신의 왼쪽뺨에 십자상처가 생기게 된 사연을 다뤘는데, 추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슴아픈 울림이 있다. 그리고 영상, 영상, 영상. 결정적으로 영상이 너무 좋았다. 속도감 있는 검투신이 너무 좋다. 사실 나는 칼부림(=_=)만화를 상당히 좋아하는데, 추억편은 이런 나의 취향에 100% 부합하는 작품이다. 검붉은 피가 흩날리는데도 불구하고 화면을 보며 연신 '와, 대단하다. 너무 멋지다' 그러고 앉았으니, 어찌 보면 사람이 조금 이상하다 싶기도 하다. 하지만 여태 내가 본 검을 다룬 작품들 중에서, 추억편 만큼 멋진 검투신은 없었다. 이 영상은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, 꼭 실제로 봐야만 한다. 이런 화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현실에서도 그럴 거라고 생각진 마시길. 현실에선 다른 사람이 흘린 코피만 봐도 너무 무섭다.
이 작품은 볼 때마다 우는데, 어제는 눈물을 흘리는 정도로 끝난게 아니라 엉엉 울어버렸다. 토요일에 더빙판을 재방송 해주길래 기회다 싶어서 녹화를 하고는 어제 한번 봤는데, 엉엉 울어버린 것. 왜 엉엉 울었을까. 다 큰 처자가 일요일밤에 혼자 애니메이션 보다가 엉엉 우는 모습을 상상해보시오. -_-; 하지만, 토모에의 '아나타(부부사이에선 여보, 당신이란 의미)'보다 더 강렬했던 '여보'란 그 말이 너무너무 가슴 아팠다.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았던 켄신 왼뺨의 세로상처에 그 상처를 다독여주듯 가로 상처를 내고 죽어버리는 토모에. 아이고.-_ㅠ 우는 소리는 그만. 글솜씨가 없는게 한스러울 따름이다.

성우 이야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