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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5/08/08 13:09
작품명 : 풀의 관 별의 관
(대원씨아이, 2권까지 발행)
작가 : 테크노 사마타

식물과 교감하는 아주 특이한 이야기. 곱디 고운 이야기들이 닮겨 있었다. 그림도 내용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곱디 고운 그림. 표지가 이뻐서 눈여겨 봐두었다가 이번에 읽어봤는데, 아무런 준비도 없이 봤다가 크게 당했다. 정말 그 표현 말고는 없구나. 1권엔 다른 단편들도 섞여 있는데, 그 중에 [달콤한 별 쓰디쓴 별]이란 작품을 보다가 정말 무서운 경험을 했다.

호타루가 시이나의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다가 '10개나 있는데 약속을 걸 수 있는 손가락은 두 개밖에 없네'라는 말을 툭 던진다. '흠, 갑자기 그런 이야길 왜 하는걸까?? 거참 희한하네. 작가님이 그냥 넣어놓은 대사인가?'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. 나중에 호타루가 그런 이야길 왜 했는가가 작품 속에 나오는데, 호타루의 그 대사를 보는 순간, 책을 계속 볼 수가 없었다. 갑작스레 해일이 밀려오듯이 몸 속 깊은 곳에서 눈물이 막 터져나와서 한동안 책을 볼 수가 없었다. 만화책 보다가 자주 울긴 하지만, 이런 식으로 울어본 적은 없었는데.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진정되기를 기다렸다. 누가 그런 내 모습을 봤다면 집안에 무슨 일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. 순간적인 충격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으니. 너무 안타까워서, 주저앉아버린 시이나의 모습도 너무 가여워서, 작가님이 미울 정도였다T_T 1권 마지막에 실려있던 이 단편이 너무 강렬해서 2권은 훨씬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.

마냥 슬픈 게 아니라, 가슴 찡한 물기어린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, 보이즈 러브물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무난하게 잘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한다. 다만, 작품에 쉽게 동화되는 사람들은 감정을 좀 단련하고 난 이후에 보는 편이 마음이 덜 아프지 않을까 싶다. 사실 아픈 이야기는 그닥 없고 찡한 이야기가 더 많았는데, 나는 시이나*호타루 이야기 때문에 '슬프다'라는 인식이 더 강하게 박혀버렸다.